국내 그래플링 수련자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이지만, 루타 리브레(Luta Livre)는

과거 발리 투도(Vale Tudo) 시절부터 브라질리언 주짓수와 대립각을 세워 온 ‘역사적인 라이벌’이다.

같은 나라에서 탄생해, 비슷한 형태의 기술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짓수의 라이벌로 살아 온 루타 리브레. 과연 주짓수와는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를까?

루타 리브레는 기본적으로 도복이 없는 ‘노기’ 형태로 진행된다. 쉽게 말해 노기로 진행되는 브라질식

캐치 레슬링과 유도의 혼합 형태의 그래플링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브라질 유술의 기원을 콘테 코마와 엘리오 그레이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루타 리브레 또한 유클리데스 하템(1914~1984)라는 브라질의 무술가로부터 찾을 수 있다.

1914년 생인 하템은 1940년 그레이시 가문의 조르제 그레이시를 이기며 브라질의 발리 투도 무대에서 크게 활약한 바 있다.

포르투갈어로 ‘루타’ 라는 말은 ‘싸움’ 또는 ‘대결’을 의미하며, ‘리브레’는 ‘자유’를 의미한다.

 ‘루타 리브레’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이한다면 ‘무규칠 격투’가 되는 것이다. 과거 발리 투도 시절 브라질 유술이 타격과

 스탠딩에도 그라운드 못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있었던 것처럼, 루타 리브레 또한 그래플링 룰과 무규칙 격투 룰로 나누어 수련을 하기도 한다.

스포츠 루타 리브레 수련 영상

‘루타 리브레 에스포르티바’라는 이름으로 수련되는 루타 리브레는 쉬운 용어로 풀이하면 ‘스포츠 루타 리브레’가 된다.

기본적인 형태는 노기 서브미션 그래플링과 같고 대부분의 기술들은 상대를 제압하는 그라운드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루타 리브레 T36으로 불리는 형태는 호신술 또는 타격이 허용되는 격투 상황에서 응용되는 36 가지 기술이 추가된

 기술 체계이다. 마지막으로 루타 리브레 발리 투도는 종합격투기 형태의 격투 시스템으로 타격이 모두 허용된다.

 물론 위와 같은 모든 체계에서도 가장 중시되는 것은 역시나 그래플링 기술이다.

자유로운 그래플링 룰에서는 종목들이 이름만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한 기술 체계를 공유하는 것처럼 루타 리브레 또한

 노기 주짓수와 큰 차이는 없다. 굳이 차이를 꼽자면 브라질 유술이 상대적으로 ‘포지션 유지’에 중점을 두는 반면,

루타 리브레는 ‘서브미션 캐치’에 더 중점을 둔다. 또한 브라질 유술이 기술의 섬세함에 초점을 두는 데 비해,

루타 리브레는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상대를 서브미션 시키는 비결’에 더 초점을 둔다.

유럽 등에서는 브라질 유술과 루타 리브레를 동시에 수련하는 지도자 및 수련자들이 많으며, 같은 체육관에서도

도복 주짓수를 하는 수업은 ‘BJJ’로, 노기 주짓수를 하는 날은 ‘루타 리브레’로 수업의 이름을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일각에서는 과거 도복을 살 돈이 부족했던 가난한 집안 출신의 아이들이 도복 주짓수 대신 루타 리브레를 수련하면서

노기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루타 리브레는 브라질의 빈민 계층인 아프리카 노예 출신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루타 리브레와 브라질 유술은 과거 발리 투도 시절 각자 자신의 무술을 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브라질 유술에 비해 루타 리브레가 상대적으로 ‘가난한 운동’으로 치부되어 온 탓에 많은 루타 리브레 수련자들은

브라질 유술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80년대 들어 브라질에서 브라질 유술이 큰 인기를 끌자,

루타 리브레 수련자들은 주짓수 수련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들의 무술을 알리고 싶어했다.

두 무술의 대결에서 루타 리브레는 몇 차례 승리를 거두기도 하고, 무승부를 이끌어내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대결에서 패배했다.

 91년 벌어진 3:3 대결에서는 루타 리브레를 대표하는 3명의 선수가 모두 패배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참고자료 : http://www.bjjheroes.com/bjj-culture/jiu-jitsu-vs-luta-livre)

루타 리브레와 브라질 유술의 대결

한편, 미국에서 UFC와 브라질 유술이 큰 성공을 거두자, 많은 루타 리브레 수련자들은 브라질 유술을 통해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훈련 캠프인 루타 리브레를 떠나 브라질 유술 체육관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루타 리브레 출신으로 UFC 7에서 우승을 차지하도 했던 마르코 후아스 또한 과거 루타 리브레를 대신해

브라질 유술 선수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후에 오스빌도 알베르소부터 브라질 유술 검은띠를 받았다.

국내에는 아쉽게도 루타 리브레를 전문적으로 수련하는 체육관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 활동하는

브라질 유술 지도자들 또한 합기도나 유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브라질 유술만을 수련한 경우이며

루타 리브레를 병행 수련하거나, 루타 리브레를 수련하다가 건너온 경우는 적다. 물론 브라질 본토와

유럽 등지에에서는 아직도 루타 리브레를 수련하는 인구가 많이 있으며, 여전히 루타 리브레 출신 UFC 파이터들도 많다.

비록 브라질 유술에 가려 늘 2등 노릇만 해온 루타 리브레임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흘러도 브라질 유술의 영원한 라이벌로 기억될 것이다.

(자료제공 : 블랙벨트코리아)